- 유언의 방식
유언은 유산을 사후에 이전하는 일반적인 행위로 민법이 정한 방식을 갖추어야 효력이 있는 요식행위이다(민법 제1060조 및 제1065조 이하). 유언의 방식에는 1.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유언자가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하는 유언). 2. 녹음에 의한 유언(유언자가 유언의 취지, 성명, 연월일을 구술하고 증인이 이를 확인해야 하는 유언). 3.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공증인과 증인 2인 앞에서 유언 내용을 진술하여 작성하는 방식의 유언). 4.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유언 내용을 비밀로 작성한 증서를 엄봉날인한 채 2인 이상의 증인에게 제출하고 확정일자를 거치는 방식). 5.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질병이나 급박한 사정 등으로 다른 방식의 유언을 할 수 없을 때 2인이상의 증인에게 구술하고 필기 낭독하여 작성하는 특별한 방식의 유언) 등 5가지가 있다. 어떤 유언의 방식을 선택하든 요건과 절차만 다를 뿐 효력 요건만 구비하면 유언장의 효력에서는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이 중 어떤 유언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지가 문제된다. 선택은 각 유언자가 처한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통상의 경우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약칭 ‘유언공증’)방식이 가장 간편한 방식이다. 법조 경력 10년 이상의 공증인이 공적인 지위에서 작성하고, 법원의 검인절차가 필요 없어,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 공증 사무실에서는 공증의 형식적 요건에 집중하여 형식적인 예시문구만으로 간단한 내용의 유언장 작성에 주력하고 있을 뿐, 유언자의 진의에 적합한 내용, 즉 유언 집행방법이 효율적인지, 세법 적용에 문제가 있는지 등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향후 유류분 등의 상속법상 분쟁 문제, 세무 문제, 유언 집행 방법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적합한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공증행위 이전에 먼저 전문 법조인의 조력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2. 상속대용신탁
가. 유언대용신탁의 의미
최근 상속 재산의 관리와 이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신탁법상 ‘유언대용신탁’도 유언을 대신하는 상속 재산의 승계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의 경우도 유언(민법 제1108조)과 같이, 위탁자에게 수익자를 변경할 권리(신탁법 제59조 제1항)가 있다는 점에서도 유언과 유사하다.
유언대용신탁이란 위탁자 생전의 의사표시로 유언을 대신할 의사표시로서 위탁자 사후에 상속재산을 승계받을 자를 미리 지정함으로써 원활한 유산 관리와 집행을 도모할 수 있는 신탁 방안 중 하나이다. 이 경우 위탁자가 수익자로 지정하는 내용으로 수탁자와 신탁계약을 맺고 신탁재산에 관하여 미리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신탁등기)까지 마치는 방법으로 설정하고, 그 내용은 수익자에게 유증 또는 사인증여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갖는 제도이다.

그런데 신탁 재산의 소유권이 신탁법상 위탁자의 고유한 상속 재산과 분리되는 별개의 재산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유언대용신탁의 방식이 마치 상속세에서 제외되는 절세 방안인 양 과장 광고되고 있다. 사실이 그러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설명하겠지만 우선 2020년 세법 개정으로 유언대용신탁과 수익자 연속 신탁은 상속에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먼저 밝히고자 한다.
나. 유언대용신탁 구성의 신탁법상 제한
유언대용신탁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는 형식적 소유권 이전에 해당하므로 정액의 등록세 및 등기신청 수수료만 납부하면 되고, 국민주택채권은 매입할 의무가 없다. 부동산등기선례 제9-339호 등에 의하면, 사후수익자와 수탁자가 동일한 유언대용신탁은 무효이므로(신탁법 제36조) 수탁자가 유일한 사후수익자가 될 수 없으나 신탁재산의 귀속권리자는 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이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 즉 신탁계약의 무효에도 신탁계약의 종료를 전제로 한 신탁재산의 귀속권리자 지정은 효력이 있다는 내용으로 신탁계약상 수익자의 개념과 신탁재산 귀속권리자 의 개념이 구분됨을 전제로 한 판결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신탁법상 신탁의 한 방식으로 신탁재산을 신탁자 사후에 수탁자가 유언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운용할 것을 약정한 신탁일 뿐, 기본적으로 유언의 방식은 아니다. 이러한 신탁도 ① 위탁자와 수탁자 간의 신탁계약, ② 위탁자의 유언(유언신탁) 또는 ③ 자신을 수탁자로 정한 위탁자의 선언(자기신탁) 등의 방법으로 설정할 수 있다(신탁법 제3조 제1항). 현재 ‘계약신탁’의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신탁법상 위탁자가 수익자의 지위를 겸하는 “자익신탁”도 허용되므로, 유언대용신탁의 경우에 위탁자가 생전수익자의 지위를 겸하는 것(자익신탁)은 가능하다(신탁법 제3조 제1항). 그러나 신탁법은 수탁자가 공동수익자 중 1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의 이익을 누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신탁법 제36조). 유언대용신탁에서 위탁자의 사망을 기준으로 생전수익자와 사후수익자가 시간적으로 분리되는 결과 생전수익자와 사후수익자가 동시에 공동수익자로서 권리행사를 할 수는 없다(신탁법 제59조). 따라서 위탁자의 사망 이후에 수탁자만이 단독 사후수익자가 되는 신탁은 신탁법 제36조를 위반하여 무효가 된다. 그렇다면 통상 많이 이용하고 있는 유언대용신탁의 내용인 위탁자가 자신을 생전수익자로 하고, 사후수익자를 수탁자로 하는 신탁등기는 신청이 제한된다(부동산등기선례 제9-339호).
신탁재산 이전등기의 등기권리자는 사안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귀속권리자(신탁법 제101조 제1항)를 정한 경우, 그에게 잔여 재산이 귀속되므로(신탁법 제101조 제1항 단서), 귀속권리자가 등기권리자가 된다. 수탁자를 귀속권리자로 정한 경우에는 수탁자가 등기권리자가 된다. 반면 귀속권리자를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잔여 재산은 수익자에게 귀속될 것이다(신탁법 제101조 제1항 본문). 그런데 생전 자익신탁의 수익자는 위탁자이므로 신탁재산의 잔여재산은 위탁자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으므로 ‘위탁자의 상속인’이 등기권리자가 된다. 이 경우 다소의 비용을 들여서 신탁등기까지 했음에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일반 상속이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으므로 무익한 신탁행위를 한 결과가 된다. 이 점은 반드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부동산등기선례 제202404-1호).
다음에서 유언대용신탁과 유언, 특히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유언공증과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비교 검토하여 각 제도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개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