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농지법과 종중의 농지취득(2)

3. 등기청구권의 양도

가. 중간생략등기

           우리 민법은 법률행위에 의한 부동산 물권변동에 관하여 등기를 그 성립요건으로 하는 형식주의를 취하고 있으므로 어떤 부동산에 관하여 전전 매매가 이루어지는 등 물권변동을 초래하는 법률행위가 여러 단계에 걸쳐서 이루어진 경우 그 각 단계별로 등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최초 등기명의자의 동의나 승낙이 없는 한 그 중간단계를 생략한 채 앞 단계의 등기명의인으로부터 다음 단계의 등기권리자 앞으로의 등기는 원칙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 이는 최초 매도인과 최종 등기청구권자 사이는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리는 부동산이 전전 양도된 경우는 물론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양도된 경우에도 동일하다.

           대법원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매수인으로부터 양도받은 양수인은 매도인이 그 양도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 매도인에 대하여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중간생략등기에 관한 합의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권리의 성질상 양도가 제한되고 그 양도에 채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결하고 있다(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다카19033 판결, 1997. 5. 16. 선고 97다485 판결, 2001. 10. 9. 선고 2000다51216 판결, 2005. 3. 10. 선고 2004다67653, 67660 판결, 2009. 9. 24. 선고 2009다33723 판결 등 참조).

           통상의 채권양도와 달리 양도인의 채무자에 대한 통지만으로는 채무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기지 않고, 반드시 채무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대항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의 대물변제로 인하여 발생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에는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법 제2조 제2항에 중간생략등기를 금지하고, 법 제8조 제1호에는 위 제2조 2항을 위반하여 중간생략등기를 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등기가 경료 되었다면 형사상 처벌과 무관하게 사법상으로는 유효한 등기가 된다. 이는 당사자간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형사상 처벌규정만으로 사법상 효력까지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 명의신탁 해지로 인한 이전등기 청구권의 양도

           그러나 양도의 대상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취득시효완성과 같이 그 등기청구권의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아무런 계약관계나 신뢰관계가 없고, 그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반대급부로 부담하여야 하는 의무도 없는 법률관계로부터 발생한 경우에는 그 등기청구권의 양도에는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관한 양도제한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다36167 판결 참조).

           이러한 판례의 법리는 계약관계나 반대급부가 없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그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취득한 후 이를 타인에게 양도한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반대급부청구권이 거의 없고(실제 반대급부청구권이 있는 경우에도 명의수탁자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수인에게 인적 항변을 주장할 수 있을 뿐이다), 구체적인 처분방법에 관여할 이해가 없다는 것이다.

           농지에 대한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는 실질적으로는 그 신탁 부동산에 관하여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고, 종중에게는 그 객관적 가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뿐이다. 그러나 종중이 확정판결과 다른 별소로 명의수탁자에게 다시 가액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종중이 명의수탁자에게서 부당이득의 반환을 받는 대신 확정판결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3자에게 양도하여 실질적으로 부당이득을 회수하는 것은 종중이 직접 농지를 취득하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농지법을 잠탈하는 결과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볼수 있다. 또 농지를 취득할 수 없는 종중이 농지를 취득하는 대신 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하여 재산가치를 회수하는 것이 농지법의 입법취지에도 부합한다는 입장에서 한 판결이다.

  다.   위 판례의 실효성

           위 판례에 의하면 명의신탁자인 종중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양도에 관하여는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제한의 법리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종중이 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양수인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양수받은 등기청구권에 기하여 이전등기를 요구하더라도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는 중간생략등기에 불과하여 명의수탁자의 동의가 없는 한, 이전등기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위 판례 논지는 실효성이 거의 없다할 것이다.

4. 농지취득자격 증명서

        통상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지 자세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농지법 제8조 제1항 본문에는 농지를 취득(등기)하려는 자는 농지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장, 구청장, 읍장 또는 면장에게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취득하려는 토지가 농지법상 농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농지취득자격증명서가 원칙적으로 필요하다.

가. 농지법상 농지

           구 농지법(2018. 12. 24. 법률 제160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농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가)목 전단은 “전·답, 과수원, 그 밖에 법적 지목을 불문하고 실제로 농작물 경작지 또는 다년생식물 재배지로 이용되는 토지”를 ‘농지’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토지가 농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전단에서 정한 ‘농지’인지 여부는 공부상의 지목과 관계없이 그 토지의 실제 현상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1) 불법 전용된 농지의 경우

           농지법상 ‘농지’였던 토지가 현실적으로 다른 용도로 이용되고 있더라도, 그 토지가 농지전용허가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불법 전용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농지로 원상회복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 변경 상태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고 여전히 농지법상 ‘농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엄격한 입장이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두43095 판결 등 참조). 이 점에서 공부상의 지목과 관계없이 그 토지의 실제 이용현상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원칙이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게 된다.

  (2)   농지전용허가의 예외

   ① 도시계획구역, 공업단지 예정지, 공업개발장려지구의 농지

           농지를 전용하기 위하여 농지전용허가 등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지는 전용 당시 관계 법령에 따라 달라진다. 즉, 1972. 12. 18. 법률 제2373호로 구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1973. 1. 1. 시행되기 전에는 구 도시계획법상 도시계획구역, 구 수출산업공업단지개발조성법상 공업단지예정지, 구 지방공업개발법상 공업개발장려지구 밖에 있는 농지의 전용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허가나 신고 등이 불필요하였다.

           그러다가 1973. 1. 1. 이후부터는 농지를 전용하려면 원칙적으로 관할 행정청 등의 허가 등이 필요하게 되었다. [구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1975. 12. 31. 법률 제283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구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1994. 12. 22. 법률 제4817호 농지법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4조, 구 농지법(2007. 4. 11. 법률 제835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농지법 제34조].

   ② 농가주택 부지

           위 1973. 1. 1. 구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도 예외 중 하나로, 농지를 ‘농가주택 및 그 부속시설의 부지’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예외적으로 허가나 신고 등을 요하지 아니하였다[구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1975. 12. 31. 법률 제283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3호, 구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1994. 12. 22. 법률 제4817호 농지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2호].

           그런데 구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이 제정, 시행된 1990. 4. 7. 이후부터는 관할 행정청 등의 허가 또는 신고 등이 필요하게 되었다[구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1994. 12. 22. 법률 제48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1항 제1호, 구 농지법(2007. 4. 11. 법률 제835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1항 제1호, 농지법 제35조 제1항 제1호].

(2) 불법전용의 효력

           농지법상 ‘농지’였던 토지가 불법 전용되었다고 하여 현실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전용된 실태만을 보고 비농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위와 같은 법령의 복잡한 개정경위에 비추어, 전용허가 없이 전용된 토지라고 모두 농지로 원상회복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농지의 전용 당시 관계법령을 살펴보고 난 후 전용의 효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농지 이외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시 시행되는 법령에 따라 농지전용허가 등 의무가 존재하였고 그럼에도 그 허가 등을 받지 아니하고 전용이 이루어졌음이 인정되어야 원상회복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3) 판례

   농지법에 의하면 ‘농지’인지 여부는 법적 지목에 관계없이 실제 경작에 사용하는 토지의 현상에 의하도록 한 농지개혁법, 농지법 등의 입법 취지와 연혁, 농지법의 목적(제1조)과 농지에 관한 기본이념(제3조), 농지법에 농지의 보전·관리·원상회복을 위하여 다양한 제도적 장치(제34조, 제35조, 제42조, 제57조 내지 제59조) 등을 종합하여 농지인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농지법에서 농지를 실제 농작물 경작지 등으로 이용되는 토지로 그 개념을 규율한 취지는 농지를 보전하고 그 이용을 증진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지, 농지가 불법 전용되어 현실적으로 다른 용도로 이용된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농지에서 제외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0두30665 판결).

나. 농지취득자격증명원

           농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해 필요한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① 토지가 당초 농지법상 농지였는지 여부를 살펴 보아야 한다.

또 실제로 농지에서 전용된 토지인 경우라도 ② 다른 용도로 이용된 경위, 시기 및 구체적 이용 방법 등을 살펴 보아야 한다. 즉 농지법상 ‘농지’였던 토지가 전용 당시 관계 법령에 따라 농지전용허가 등을 받거나, 또는 ‘농가주택 및 그 부속시설의 부지’로 사용된 경우와 같이 예외적으로 허가나 신고 등을 요하지 아니하여 적법하게 전용된 것인지, 아니면 불법으로 전용된 것이어서 농지로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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